바다와 詩
洪 海 里
난바다 칠흑의 수평선은
차라리 절벽이어서
바다는 대승大乘의 시를 읊는데
나는 소승小乘일 수밖에야
죽어 본 적 있느냐는 듯 바다는
눈물 없는 이 아름다우랴고
슬픔 없는 이 그리워지랴고
얼굴을 물거울에 비춰보라 하네.
제 가슴속 맺힌 한
모두어 품고 아무 일도 없는 양
말 없는 말 파도로 지껄일 때
탐방탐방 걸어나오는 수평선
밤새껏 물 위에 타던 집어등
하나 둘 해를 안고 오는 어선들
소외도 궁핍도 화엄으로 피우는
눈 없는 시를 안고 귀항하고 있네.
- 시집『항금감옥』(2008, 우리글)
'시집『황금감옥』2008'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수헌의 달빛 (0) | 2008.04.29 |
---|---|
<시> 소한 풍경 (0) | 2008.04.29 |
점심 (0) | 2008.04.29 |
문 바르기 (0) | 2008.04.29 |
귀뚜라미 통신 - 秋分 (0) | 2008.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