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건 무엇도, 아무 것도, 없었을까.
차면 넘치고, 넘치면 흐르고, 흐르다보면 우리 모두 어디서 무엇으로 만나지기도 할 것이다.
지상에 멈추어있는 건 하나도 없나니, 그렇나니,
지금 이 순간 또한 마지막이면서 결코 마지막이 아니라는 걸 말하는 모두에게 경배 드리고픈 아침,
내게도 매번 눈을 질끈 감고 뛰어내리는 이 아슬아슬한 행위가 ‘목숨 있은 것들을 세우기 위함’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번지점프대 근처에서 뛰어내리지도 않으면서 하체를 부들부들 떨던 연약한 몸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벌렁대는 약함을 여전히 수치스러워하며 오랜만에 시를 오물거린다. 가슴에 번지는 파장이 크고 깊다.
‘막지 마라
물은 갈 길을 갈 뿐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
물의 뼈 / 홍해리
물이 절벽을 뛰어내리는 것은
목숨 있는 것들을 세우기 위해서다
폭포의 흰 치맛자락 속에는
거슬러 오르는 연어 떼가 있다
길바닥에 던져진 바랭이나 달개비도
비가 오면 꼿꼿이 몸을 세우듯
빈자리가 다 차면 주저없이 흘러내릴 뿐
물이 무리하는 법은 없다
생명을 세우는 것은 단단한 뼈가 아니라
물이 만드는 부드러운 뼈다
내 몸에 물이 가득 차야 너에게 웃음을 주고
영원으로 가는 길을 뚫는다
막지 마라
물은 갈 길을 갈 뿐이다
차면 넘치고, 넘치면 흐르고, 흐르다보면 우리 모두 어디서 무엇으로 만나지기도 할 것이다.
지상에 멈추어있는 건 하나도 없나니, 그렇나니,
지금 이 순간 또한 마지막이면서 결코 마지막이 아니라는 걸 말하는 모두에게 경배 드리고픈 아침,
내게도 매번 눈을 질끈 감고 뛰어내리는 이 아슬아슬한 행위가 ‘목숨 있은 것들을 세우기 위함’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번지점프대 근처에서 뛰어내리지도 않으면서 하체를 부들부들 떨던 연약한 몸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벌렁대는 약함을 여전히 수치스러워하며 오랜만에 시를 오물거린다. 가슴에 번지는 파장이 크고 깊다.
‘막지 마라
물은 갈 길을 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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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뼈 / 홍해리
물이 절벽을 뛰어내리는 것은
목숨 있는 것들을 세우기 위해서다
폭포의 흰 치맛자락 속에는
거슬러 오르는 연어 떼가 있다
길바닥에 던져진 바랭이나 달개비도
비가 오면 꼿꼿이 몸을 세우듯
빈자리가 다 차면 주저없이 흘러내릴 뿐
물이 무리하는 법은 없다
생명을 세우는 것은 단단한 뼈가 아니라
물이 만드는 부드러운 뼈다
내 몸에 물이 가득 차야 너에게 웃음을 주고
영원으로 가는 길을 뚫는다
막지 마라
물은 갈 길을 갈 뿐이다
출처 : 마음산책
글쓴이 : 디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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