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詩人들』1987~1999

<우이동 시인들> 제10집『잔 속에 빛나는 별』'시작 노트'

洪 海 里 2008. 7. 4. 19:54

<우이동 시인들> 제10집『잔 속에 빛나는 별』

 

시작 노트

 

 성인(聖人)이 군자(君子)를 일러 인부지이불온(人不

知而不溫)한 者라고 말했던가?

 너덕너덕 기운 내 몸집 흠 투성이다.

                                                           -林 步

 

 지도는 압축된 나의 시

                                                           -李生珍

 

 -희망사항

시는 약이다

향기로운 듯, 달콤한 듯하면서도

쌉싸름하거나 쓰디쓴 약이다

 

그래서 시는 독자가 많지 않은가 보다

그래서 시인은 더욱 외로운 존재인가 보다

 

그래도

나의 시는 약이고 싶다

상한 갈대를 위한 위안의 약이고 싶다

쓸쓸한 나그네를 위한 사랑의 상비약이고 싶다

마음앓이에 잘 듣는 특효약이고 싶다

 

썩는 곳의 소금 같은 약이고 싶다

어두운 곳의 빛 같은 약이고 싶다

 

마음과 마음으로 만남을 만드는

정겨운 약속의 秘藥이고 싶다.

                                                           -채희문

 

 허무나 고뇌도 없이, 어둠도 통곡도 없이, 고통도 절망

도 없이, 눈물도 절규도 없이, 영혼의 갈증도 생명의 환희

도 없이, 무성한 기교의 변두리만 서성대고, 몸부림치는,

피 끓는 넋도 없는, 얍삽한 시를 씁네 하고, 편리하게 사육

된 늑대의 울음을 울고 있다는 생각으로 괴롭다. 붓을 버리

고 시를 버리고 모든 것을 버리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아프고 괴롭고 고독한 자신의 영혼의 모습을 찾고 싶

다. 이제 시란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일 수밖에 없다고 하면 비웃을 사람들이 많으리라. 이번

에 발표하는 대부분이 그렇게 양산 급조된 것들임에랴.

                                                            -洪海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