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詩人들』1987~1999

<우이동 시인들> 제14집 '합작시'「우이령」

洪 海 里 2008. 7. 6. 17:26

<우이동 시인들> 제14집 『아픔을 꽃으로 피우나』

 

<合作詩>

 

우이령

 

牛耳嶺은 北漢山의 허리다

仁壽, 白雲, 萬景이 道峰으로 뻗는

三角山의 힘줄이다.

산의 천만 정령들이 숨쉬는 動脈,

수도 서울의 천년 守護嶺이다.

 

우리는 소다. 牛耳嶺 넘어가는 소다

즐거워도 같이 넘고

서러워도 함께 넘는 소다

살아서도 뜬구름 죽어서도 뜬구름

구름처럼 넘어가는 소다.

 

그러나 어찌 우리만의 우이령이리

그대, 백두에서 한양까지 뻗어내려

마지막 힘을 모아 주는 허리일진대

불도저로 잘리고 아스팔트로 짓밟힌다면

서울은 어이 숨을 쉴꺼나, 어이 힘을 쓸꺼나.

 

두어 다오 제발 있는 그대로 두어 다오

흙냄새 나는 길 길섶에 풀이 푸른 길

다람쥐 토끼 이쪽 저쪽 넘나드는 길

꽃 피고 새가 우는 고갯길로 두어 다오

아아, 빛나는 천년 우이령이여, 영원하라.

 

 

    * 우이령길은 서울·강북구 우이동에서 경기도 고양군 장흥면에 이르기까지의

6.6㎞에 이르는 길이다. 현재는 비포장도로로 통행이 통제되어 있으나 이 길을 확

장하고 포장을 할 계획이 발표되었다.

 이 계획이 시행되면 토지의 형질 변경으로 녹지의 사막화 현상, 자동차의 배기 가

스로 인한 공기 오염과 소음, 몰려드는 행락객들의 녹지 훼손 등으로 북한산과 도봉

산은 황폐해져 서울의 산소 공장이자 휴식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못하게 될 것이 자

명하다. 또한 북한산과 도봉산을 잇는 동물들의 이동로가 끊겨지게 되어 생태계가

파괴되면 동물들의 근친 교배로 불임, 왜소화 과정을 거쳐 멸종 단계로 치닫게 된다

고 한다.

 이제 산에 올라가도 다람쥐 한 마리 구경도 못하고 새소리가 사라진 막막한 자연

으로 우리의 생활은 더욱 피폐하게 될 것이다. 사막의 도시, 죽음의 도시, 유령의 도

시, 악마의 도시인 서울이 될 것이다.

 천만이 넘는 서울 시민들이 낙타가 되어 숨쉴 수 없이 찌든 서울 사막을 터덜터덜

걷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합작시의 주제를 '우이령'으로 정하고 인공

적인 요소가 없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아름다운 국토를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뜻

을 임보, 이생진,채희문, 홍해리의 순서로 모아 보았다.

 '자연의 최후 보루인 국립 공원만은 지켜야 한다!' 우이령은 있는 그대로 우이령이

어야 한다. <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