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詩人들』1987~1999

<우이동 시인들> 제19집 합작시「우리들의 시수헌」

洪 海 里 2008. 7. 7. 16:07

'우이동 시인들' 제19집『저 혼자 아닌 것이 어디 있으랴』

(1996, 작가정신)

 

<合作詩>

 

우리들의 詩壽軒

 

- 홍해리 / 임보 / 이생진/ 채희문


곳에 가면 누가 있을까

그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물을 필요도 없고 까닭도 없다

늘 허전한 네 사내 빈 가슴마다

이슬 받아 목 축이고 바람에 얼굴 씻는

 

시수헌詩壽軒은 둬 평坪의 다락방이지만

억만년 億萬年 인수仁壽가 지켜보고 있고

천만千萬의 성군星群들이 빛을 쏟고있는

청정무구淸淨無垢한 시詩들의 성지聖地

 

조그만 작업실에 처박혀 앉아

시 쓰는 것이 무슨 업이냐 하겠지만

그래도 방 안에 가득한 고고의 소리

아는 이는 알 거다 정감어린 그 소리

 

북한산에 비하면 비록 작은 새둥지만도 못한 공간이지만

우리에겐 시의 아방궁阿房宮

진정 우리가 먼훗날까지 가슴에 남는 시 남긴다면

우리의 시수헌도 그와 함께 오래오래 기억되리

우이동 시선詩仙들이 그곳에서 시를 빚었노라고,

그러다가 흥이 나면 사물四物을 두드리며

신명난 노래와 춤도 즐겼노라고…….

 

  * <詩壽軒>이란 작업실 까치방을 꾸며 놓고 살아온 지도 몇 해가 지났다. 보

잘 것 없는 우리들의 사랑방이지만 그래도 우리들에겐 소중한 공간이다. 이

번 합작시는 홍해리·임보·이생진·채희문의 순서로 이루어 보았다. 오래

도록 정겨운 작업실이길 바랄 뿐이다.

- 洪海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