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황금감옥』2008

만재도晩才島 · 2

洪 海 里 2008. 9. 18. 15:16

 

만재도晩才島 · 2

- 거북다리

 

홍 해 리

 


고향 떠난 사람들이

가장 맛있다고 찾는다는

그곳 말로 보찰이나 거북손이라고 하는

거북다리


몸속에 바다가 들어 있다

한입 물면 입안에서 바다가 터져 나와

파돗소리를 내는

석회질 손과 말랑한 살


두 손으로 잡고 살짝 꺾어

맛살을 입에 물고 한순간에 잡아채야지

순간을 놓치면 중간에서 끊어져

맛의 절반은 잃고 만다


우리의 한때도 그렇지

한순간에 솟구쳐야지

우물쭈물하다가는 평생이 꺾이고 마는

절반의 패배다


지지부진은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절반의 패배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자위할 것인가

참맛은 어디서 나오는가

제때를 만나야 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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