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재도晩才島·1
홍 해 리
낮이면
하늘은 어느새 속을 비워 쪽빛을 풀어내고
바다는 그를 따라 제 몸의 빛깔을 뿜어내고 있었다
밤이 되자
쏟아질 듯 펼쳐져 있는 은하수
이따금 별이 하나씩 바다로 떨어져 내렸다
아침에 일어나면
쪽빛 바다가 떨어진 별떨기를 챙기고
싱싱한 수평선 한 마리를 물고 있는
고운 해가 빠알갛게 떠올랐다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存이다
섬과 바다가 악기가 되어 물로 켜는
파돗소리를 듣고 있는 텅 빈 분교장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목포로 유학 보낸
젊은 엄마
갯쑥부쟁이꽃을 바라보며 넋을 놓다
물질 나갈 준비에 바쁜 갯마을
자갈 곱게 깔린 앞짝지에서
혼자서 바다랑 놀고 있는 세 살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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