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법주사 뒤뜰

洪 海 里 2009. 5. 30. 04:58

 

법주사 뒤뜰 - 홍해리(洪海里)

    

연둣빛 고요론 뜰에 누우면

수천 수목 손가락 사일 흐르는 바람

내 어깨를 흔들고 있다

봄볕에 흐르는 삼라만상

새 울음, 부처님 말씀도 녹아버렸다

춘삼월 간혹 가다 피어나는 꽃

아름답기야 나비 날음새로

하늘을 열고

열 손가락 꼽아야 다 못하는 얘기지만

한 송이 꽃대궁에 그린 정이야

뜬구름 십리 위에 도는 바람

못 잊을 얘기로 이은다 해도

그 고운 정이야 다 하랴만

우수에 젖어드는 버드나뭇잎

신라 처녀의 감싸는 품이

열두 폭 치마 속에 숨은 부처님

연화경 속에서 살아 나온다.

               (시집『花史記』1975, 시문학사)

 

* 제주 김창집 선생의 블로그(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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