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주사 뒤뜰 - 홍해리(洪海里)
연둣빛 고요론 뜰에 누우면
수천 수목 손가락 사일 흐르는 바람
내 어깨를 흔들고 있다
봄볕에 흐르는 삼라만상
새 울음, 부처님 말씀도 녹아버렸다
춘삼월 간혹 가다 피어나는 꽃
아름답기야 나비 날음새로
하늘을 열고
열 손가락 꼽아야 다 못하는 얘기지만
한 송이 꽃대궁에 그린 정이야
뜬구름 십리 위에 도는 바람
못 잊을 얘기로 이은다 해도
그 고운 정이야 다 하랴만
우수에 젖어드는 버드나뭇잎
신라 처녀의 감싸는 품이
열두 폭 치마 속에 숨은 부처님
연화경 속에서 살아 나온다.
(시집『花史記』1975, 시문학사)
* 제주 김창집 선생의 블로그(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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