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홍해리 시인의 시「가을 들녘에 서서」/ 손소운(시인)

洪 海 里 2009. 7. 21. 19:47

 오스르라콘Ostracon에 새겨 두고 싶은 시 한 편
       

                                                 사진출처/Daum 그림자료중에서 골라 왔음

 

 

     가을 들녘에 서서 /홍해리洪海里



     
눈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 나네.

 

 

 

    한 편의 주옥 같은 시는 홍해리 시인이 2008년 10월 24일 펴내신 시집『비타민 詩』66쪽에 실려 있는 詩이다.

   홍해리 시인은 이 시집『비타민 詩』를 펴 내시면서

   "우리는 자연으로 가야 합니다. 시는 우리 영혼의 비타민, 자연이 되기까지 하루 한 알이면 충분합니다.

    비타민 시를 복용합시다" 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자연 속에서 생명의 시를 가꾸는 일은 참으로 소중한 삶의 노래며 자연의 도저한 신비에 대한 아름다운 찬미며

    또한 우리가 꿈꾸는 맑은 영혼의 안식처다.

    시가 일용할 양식이 될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기약하며  인간성 회복을 모색하는 고매한 시정신!

    이것은 시가 우리들에게 주는 구원이며 위안이다.

 

    가치관의 인식과 의식이 혼탁한 이 세상에서 시의 구원적인 기능으로 

    참다운 인간성의 회복과 순화되는 감정과 감수성으로 아름답고 긍적적인 상생이 소통하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그 이상의 꿈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이러한 현실에서 나는 홍해리 시인이 권장하는 '비타민 詩' 한 알씩 솔직히 매일은 아니어도

    아픈 증상(?)이 올 때마다 복용하고 나면 확실히 효험이 있음을 고백한다.

    그러니 여러분께서도 한번 복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절대로 허튼소리가 아닙니다.

 

    회갑 진갑, 지나,  나이가 점점 들어서인지 인생의 깊이를 조용히 관조하면서  절간(寺) 같은 우이동 '洗蘭靜舍'에서

    맑은 사유와 의식을 정리해 보는 지성과 교양의 무게로 다듬어 만들어 내는 자연과 삶을 노래하는 홍해리 시인의

   「가을 들녘에 서서」 같은 시를 깊이있게 애독하게 된다.

    좋은 시를 안정된 마음으로 읽으면 성에 낀 마음이 맑아지면서 '비타민' 약발이 잘 듣는다는 사실을 나는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독(毒)이 되는 시나 글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도 나는 알고 있다.

    그래서 약이 되는 시를 골라 읽는 지혜를 터득하게 되었다.

 

     나는 무수한 시인들 가운데, 제법 명성을 날리고 있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거리가 먼 시인들이나

     시인 같지 않은 시인들과의 접촉을 피하며 살아오고 있기에

     내가 일러 좋은 시인, 시인다운 시인으로 존경하는 시인은 불과 몇 사람에 국한되고 있다.

     그 가운데 으뜸이 바로 홍해리 시인이다.

     그래서 나는 홍해리 시인의 시를 줄창 읽는 영원한 독자가 되었다.

     좋은 시는 반드시 명성잇는 시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시 보다 우선 하는 것이 바로 사람이다.

     비록 문반에서 이름 석자는 생소하지만 좋은 시를 찾아 읽다가 시인다운 시인을 만나면 행복해 진다.

     그레서 나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일정한 표준과정을 거쳐서 발표되는 '우리詩'의 독자가 되었다.

     마음 놓고 읽어도 좋다는 믿음 때문이다.

 

     청각기능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장애를 겪고 있지만, 그래도 내 귀북을 줄창 울리고 있는 홍해리 시인의 시의 힘이 있어

     나는 행복하다.  

     할 수만 있다면 고대 이집트 사람들처럼 이 분의 좋은 시를 '오스트라콘(Ostracon)'에 새겨

     좋은 시가 감응하는 문화적인 흔적으로  영원히 남기고 싶다.


     글 / 손소운孫素雲


  

    

       홍해리洪海里 시인

       

        * 충북 청원에서 태어남

        * 고려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1964)

        * 1969년 시집 <투망도>로 등단

        시집 : <화사기花史記>1975, <무교동>1976, <우리들의 말>1977, <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1980,

               <홍해리 시선>1983, <대추꽃 초록빛>1987, <청별淸別>1989, <은자(隱者)의 북>1992,

               <난초밭 일궈 놓고>1994, <투명한 슬픔>1996, <애란(愛蘭>1998, <봄, 벼락치다>2006,

               <푸른 느낌표>2006, <황금감옥>2008, <비타민 詩>2008.

 

         * 현재 : 사단법인 우리詩진흥회 이사장

         * 블로그/ http://blog.daum.net/hong1852

         * 카페  / http:// cafe.daum.net/urisi(우리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