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海里 詩 다시 읽기

<시> 해우소解憂所 外 4편

洪 海 里 2009. 11. 17. 11:57

Wild Flowers

 

解憂所 / 홍해리

돌로 엉성하게 쌓은
지붕도 없고
문짝도 없는

돌멩이 위에 엉거주춤
바다를 향해 앉아
근심 걱정 버리면

파도가 밀려와
쓸어가는
岬島가 손에 잡히는

珍島 앞바다

푸른 하늘.

 

* 1970년대 난초를 찾아 헤맬 때 진도 앞바다에 있는

조그맣고 아름다운 섬 갑도(일명: 접도)에 갔던 일이

있었지요. 진도의 부두에서 소리치면 맞은편 섬에서

배가 건너와 사람을 싣고 가곤 했습니다.

술집에서 한잔하고 나와 배를 부르고 주변을 둘러보니

바닷가에 돌로 쌓은 천연화장실이 있었습니다.

 

 

Spring Dancing

 

 

별들이 먹을 갈아 난을 치네 / 홍해리

시월 상달
날 저물어 별이 돋으면

밤마다 지창마다
촛불 밝힐 일

하늘에선
밤 늦도록 별들이 먹을 갈고

묵향이 천지 가득
그리움이 내리고 내려

새벽이면
소심 한 촉 꽃대 올려
소복하고 홀로 서네 

                                  (1991)

 

 

Abandoned

 

 

暴雪 / 홍해리

내 마음속 전나무길 눈은 쌓여서
밤새도록 날 새도록 내려 쌓여서

서늘한 이마 홀로 빛나라
빛나는 눈빛 홀로 밝아라

이승의 모든 인연 벗겨지도록
저승의 서룬 영혼 씻겨지도록.
                         - 월간『牛耳詩』(2006. 2월호)

 

The Raven

 

 

사랑과 인생 / 홍해리

"전국이 차차 흐려지겠고 동해안과 제주 남부는 비나 눈.
아침 최저 영하 7도~영상 8도, 낮 최고 0~11도.

'사랑과 인생~'
겨울 해변 백사장에 누군가 써놓고 간 글자들이 가슴을 친다.
'이별, 눈물, 젊음, 꿈---' 같은 단어도 여기저기 어지러운 발자국과

함께 흩어져 있다.
모래밭에 넘실대는 파도에 '꿈'이 지워지고 이어 '젊음'이 사라진다.
'사랑'마처 지워지고 나면 '인생'도 곧 끝이 나는가.
이름 모를 새들 하늘을 날고 파도만 무심하게 철썩거린다."
-「오늘의 날씨, 2006.01.19.」 (동아일보 김화성 기자)

사랑이란 이런 것인가 하며
젊음의 눈물로
파도는 철썩이다 하늘로 오르고,

인생이란 이런 것인가 하며
하루의 날씨처럼
새들은 날아가다 추락하고 마는가.

 

 

To be ...once upon a time


 

꿈을 꾸었다 / 홍해리

꽃속에 들어갔다

꽃가루
잔뜩 묻히고

마악
날아오르는

호박벌의
날갯짓


금빛 떨림.

 

 

洪海里 시인

블로그/ http://blog.daum.net/hong1852

카페  / http:// cafe.daum.net/urisi 

* 최병무 시인의 블로그(http://blog.daum.net/dongsan50)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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