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스크랩] <시> 계영배戒盈杯

洪 海 里 2010. 1. 1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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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배戒盈杯*

            -홍해리 선생님의 시 [계영배]를 감상하다가-


             김세형


             늘 내 애간장을 태우기만 하는 계집애,

             아무리 어르고 달래고 꼬셔도

             늘 입술 이상은 허락치 않는 계집애,

             늘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입술로

             한마悍馬** 같은 나를  

             늘 제 곁에 꼼짝 못하게 붙들어 매놓는 계집애,

             취하게 할 듯 말 듯, 늘 날 희롱하기만 하는 계집애,

             황홀한 그 입술에 살짝 입술을 가져다 댈 것 같으면

             만취한듯 제 한몸 던져 

             비단결인양 착, 내게 감기기라도 하련마는

             결코 제 한몸 내게 내던지지는 않는 계집애,

             입술 끝만 살짝 살짝 내게 허락하곤, 줄 듯 말 듯

             용!용! 양볼 손가락질로 늘 날 약통 올리기만 하는 계집애

             그래서 날 늘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하는 계집애,

             자신이 취하지도,

             날 만취하게 하지도 않는, 약고 현명한 계집애,

             공맹의 몇백 대 후손 손녀딸 같은 계집애,

             계영배, 고 계지배***.


*계영배戒盈杯-술이 일정량에 이르면 새어나가도록 만든 술잔.

                    일명 절주배라고도 불린다.

                    오늘날에 이르러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경계하여야 한다는 것을

                    깨우쳐 주고 넘치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우쳐 주는 술잔이다.

            

 **한마- 홍해리시인님의 시에 나오는 단어.


***계지배-계집애, 계영배 소리음과 맞춰 소리음으로 표현했슴.

 

 

계영배戒盈杯 / 홍해리



속정 깊은 사람 가슴속

따르고 따루어도 가득 차지 않는

잔 하나 감춰 두고

한마悍馬 한 마리 잡아 타고

먼 길 같이 떠나고 싶네

마음 딴 데 두지 마라, 산들라

세상에 가장 따순 네 입술 같이나

한잔 술이 내 영혼을 데우는 것은,

불꽃으로 타오르는 그리움처럼

줄지도 넘치지도 않는 술잔 위로

별들이 내려 빙글빙글 도는 것은,

무위無爲도 자연自然도 아니어서

내 마음이 텅 비어 있기 때문인가

은자隱者의 눈빛이나 미소처럼

입안 가득 번지는 넉넉한 향을

눈물로 태울까 말씀으로 비울까

온몸으로 따루어도

채워지지 않고 비워지지 않는

잔,

깊고 따뜻한 너.







출처 : 시드림(poem dream)
글쓴이 : 시드림 원글보기
메모 :  

계영배戒盈杯 / 洪海里 

 

속정 깊은 사람 가슴속

따르고 따루어도 가득 차지 않는

잔 하나 감춰 두고

한마悍馬 한 마리 잡아 타고

먼 길 같이 떠나고 싶네

마음 딴 데 두지 마라, 산들라

세상에 가장 따순 네 입술 같이나

한잔 술이 내 영혼을 데우는 것은,

불꽃으로 타오르는 그리움처럼

줄지도 넘치지도 않는 술잔 위로

별들이 내려 빙글빙글 도는 것은,

무위無爲도 자연自然도 아니어서

내 마음이 텅 비어 있기 때문인가

은자隱者의 눈빛이나 미소처럼

입안 가득 번지는 넉넉한 향을

눈물로 태울까 말씀으로 비울까

온몸으로 따루어도

채워지지 않고 비워지지 않는

잔,

깊고 따뜻한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