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이미지
설매雪梅
- 천년의 사랑24
-홍해리 선생님의 시 '설매'를 감상하다가-
김세형
갑자기 '눈 멎고 천지가 고요'*할 때
대오大悟인양, 확철대오인양,
갑자기 찾아온 그녀와의 눈부신 일별一瞥**,
차라리 눈 녹듯 사라지는
뜨거운 사랑이었다면 좋았으리....
그러나 설매雪梅 는 눈 덮인 설한雪寒
흰 적막 속에만 피어 홀로 아름다운 법,
아....난 한마리 놀라 얼어붙은 꽃사슴처럼
다가서던 눈 발자국 황급히 멈추고
아, 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뒤춤, 뒤춤, 뒷걸음쳐, 눈물 글썽
하얀 설원을 향해 하염없이 발길을 돌리네
그래도 아름다웠어라!
눈부신 하얀 절망, 그 일별의 그 순간이
참으로 아름다웠어라!
난 단 한번의 그 일별로 천년을 행복했느니,
그 눈부신 절망의 한 순간으로 영원했느니,
눈 녹는 춘삼월에도 눈 덮인 내 마음 속엔
설매가 녹지 않고 홀로 피어 있으리.....
*홍해리 선생님 시[설매]중
**일별一瞥-힐끗 쳐다 봄.
설매雪梅
洪 海 里
밖에는 눈이 내려
쌓이고,
방안에선 매화가 벙글었다
핀다.
언제적 눈맞춤이 꽃으로 맺고
또 언제적 입맞춤이 이리 향을 피우는가.
언뜻,
밖에 눈이 멎고
천지가 고요하다.
피는 듯하던
꽃이파리 하늘 가득 날리다니
금방 청매실 부풀어
처녀들 가슴까지 벙긋거리겠다.
'시론 ·평론·시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빨랫줄 (0) | 2010.03.04 |
---|---|
洪海里 신작 소시집 해설 / 이동훈, 장수철 시인 (0) | 2010.02.26 |
[스크랩] <시> 계영배戒盈杯 (0) | 2010.01.14 |
[스크랩] 설중매 (0) | 2010.01.05 |
<시> 먹통사랑 (0) | 2009.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