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시> 할喝

洪 海 里 2010. 3. 10. 06:42

!

 

洪 海 里

 

 

갈에는 꽃이 진다 하지 마라 피는 꽃도 있나니

갈근갈근 갈갈거리는 것들 다 갈아치우고

갈갈이 끝나거든 갈건야복으로 네 갈 길로 가거라.

 

날이 샌다 날이 선다 날라리를 불어라

날이 날마다 날이 아니니 날 받아라

날 잡아 날이 들면 날 세우고 날아보아라.

 

달 떠 온다 달 떠 온다 초승달 보름달 그믐달이라

달 아래 손을 잡고 빙빙 돌아라 강강수월래

달거리하는지 달 보고 짖는 미친개야 컹컹 짖어라.

 

말이로다 말을 타고 달려간다 적토마야 천리마야

말 말아라 말 말아라 말 많은 세상이라

말이 아니니 말이나 잡아타고 줄행랑이나 치거라.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니 발거리 하지 마라

발그림자 없는 사람 기다린다고 오겠는가

발목 잡히지 말고 발보이지 말거라.

  

살이로다 살로써 살을 뚫고 쌀로써 쌀 일이로다

살을 날려 살을 막고 살살 기는 저 놈 보아라

살이 살을 먹는 세상 살을 섞어 무엇 하랴.

 

알이로다 알이로다 공알 물알 불알이로구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알른알른 네 그림자 나를 두고 가려느냐.

 

잘랑잘랑 잘그락잘그락 잘똑잘똑 잘카당잘카당 잘근잘근 잘싸닥잘싸닥

잘박잘박 잘그랑잘그랑 잘강잘강 잘파닥잘파닥 잘착잘착 잘코사니!

찰가닥찰가닥 찰딱찰딱 찰바닥찰바닥 찰칵찰칵 찰그랑찰그랑 찰싹찰싹

찰가당찰가당 찰박찰박 찰카당찰카당 찰방찰방 찰랑찰랑 넘치누나!

 

칼날 위에 칼춤 추는 칼새 같은 사랑아

타령이나 한바탕 춤으로 엮으면서

파리 발 드리지 말아라.

  

'할!'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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