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집『금강초롱』(2013)

<시> 할미꽃

洪 海 里 2010. 3. 29. 08:26

 

 

할미꽃

 

洪 海 里

 

 

생전에 고개 한 번 들지 못한

삶이었으니

죽어서도 여전하구나

있을 때 잘해! 라고 말들 하지

지금 여기가 극락인 줄 모르고

떨며 사는 삶이 얼마나 추우랴

천둥으로 울던 아픈 삶이었기

시린 넋으로 서서

절망을 피워 올려 보지만

자줏빛 한숨소리 우뢰처럼 우는

산자락 무덤 위

할미꽃은 고갤 들지 못한다

이 에미도 이제

산발한 머리 하늘에 풀고 서서

훨훨 날아가리라, 할미꽃.

 

 

 

 

 

* 할미꽃은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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