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백일홍
洪 海 里
어디선가
배롱배롱 웃는 소리 들렸다
해질녘 저 여자
홀딱 벗은 아랫도리 거기를
바람이 간지럼 태우고 있었다
깔깔깔
서편 하늘로
빨갛게 오르는 불을 끄려
제 발 저린 바람은 손가락 볼우물을 파고
제 마음 뜸들일 새도 없이
추파를 흘리는 여자
자리자리 꺄륵꺄륵거리며
포롱포롱 날아오르는
저 여자 엉덩이 아래 깔리는 그늘도 빨개
몸이 뜨거워져 설레는 것은
내가 아니었던가
나 아니었던가 몰라.
* 고인돌 위의 돌탑과 배롱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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