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또는 詩
洪 海 里
흙인 남자 물인 여자 서로를 다 녹이고 사뤄, 드디어
온몸이 클리토리스인 자기가 된다
눈빛만 닿아도 소리치고 손길 닿으면 자지러지는
너는 나의 비어 있는 호수
청자의 비색이나 백자의 순색으로 영원을 얻은
너는 나의 혼을 연주하는 바람의 악기
늘 네게 담겨 있어도 나는 가득 차지 못하는 하늘이어서
빈 마음으로 마른 입술을 네게 묻노니.
- 월간《우리詩》2019. 12월호.
'시집『정곡론正鵠論』(20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한 줌의 비애 (0) | 2019.10.02 |
---|---|
<시> 고독한 하이에나 (0) | 2019.10.02 |
<시> 사물미학四物美學 (0) | 2019.10.02 |
여왕의 나라가 도래하는가 (0) | 2019.08.09 |
어머니 (0) | 2019.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