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버섯들
복어
맛좋은 복회
'밥맛 떨어지는 사람' 이라는 말울 우리는 자주 사용하고 있다
이 세상 살아가는 삶의 여정에서 피할 수 없는 많은 인간들을 만나면서 느끼게 되는 '사람의 맛'에 대한 느낌의 표현이다
'인간은 왜 맛이 없을까?'
홍해리 시인의「독종毒種」이라는 시에서 이 세상 살아가면서 공존공생하며 만나게 되는 독종이라는 성향의 생명적 지향의
탐색에서 발현되는 시적 언어로 귀착하게 되는 경계해야 할 속성의 근원적인 물음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세상 삶이란 성향을 달리하는 것들이 서로를 찾으며 또는 어울리며 끝없는 평행으로 달려 가면서
이원적 성격으로 서로를 탐색하며 살아가는 성격의 의미라고 생각된다
이 서로의 관계에서 끝없는 갈구와 집착 욕구가 긴장을 조성하고 정신의 질을 형성하는 공존과정에서
유쾌하지 못한 느낌의 경험에서 우리는 상대를 가리켜
'밥맛이 없어질 정도로 맛이 가는 성향을 경험하며 인간에 대한 맛을 생각하게 된다
맛이 있는 인간은 신선함이며 반대로 맛이 없는 인간은 썩고 악취가 풍기는 고약함이다
그것을 우리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독성 이라고 느끼고 있다
그래서 '독종'이란 참으로 비극적인 표현이 된다
이 세상에 결점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누구나 이런저런 결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기에 말이나 행동에서 실수는 피할 수 없게 된다
공자와 같은 성인도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실수와 행동에 대한 반성을 하며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소위 '독종'에 속하는 인간에게는 반성의 겸허함이 전연 없는 속물적 인간성을 가지고 있는 부류에 속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자기의 결함을 고쳐 나갈 수 없는 이 '독종'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 있는데
이에 관해 몇가지 추려 보면 대강 다음과 같다
1,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유심히 관찰하여 쉽게 다가가기 위해 온갖 미사려구를 사용하여 상대의 비위를 맞추는데
세 치의 혀를 능숙하고 화려하게 놀려대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
이 달콤하고 허황한 종횡술에 안 넘어가는 장사가 없을 정도다
2, 독종들의 한결 같은 비술은 상대방의 가려운 곳을 잘 긁어 준다는 점이다. 결국 가려운 곳을 잘 긁어 주다 보면 상대는 어느새
통제권 안에 들어 오기 마련이다
3,처음에는 자신의 의도를 잘 드러내지 않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상대방이 기꺼운 마음이 될 때 호의를 배풀며
상대를 어떤 이익에 급급하게 만든다
그 밖에도 모든 일에 분에 넘치는 기교를, 작은 것에서 큰 것을 얻으려는 지나친 욕심이, 매사에 치밀한 기만술을 적절 유용하게,
기회를 엿보며 상대를 기만할 술책을, 해야 할 것보다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우선으로 행동하는 비열함,
상대를 얕잡아 보는 교묘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특성이 있다
'독종'들에게서 우리는 어떤 인간적인 도덕성이나 가치관 또는 사회적인 규범이나 예절을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독종을 가리켜 망종이라 부른다
오늘날의 현실처럼 복잡하고 시끄러운 사회 속에 살아가다 보면 제정신을 잃고 떠밀려만 가기 일쑤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골빈 속물이 되고 말 때가 있다
가끔씩 휴식을 하며 여가를 가지고 닳아지는 인간의 영역을 회복시키지 못하고 더욱 소모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서
독종들로부터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제정신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일이 필요하다
제정신에 집중하려면 우선 불필요한 말을 아껴야 하며 모든 행동을 하기 전에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보는 신중함이 있어야 한다
사람이 짐승보다 뛰어난 것은 말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개신기산 설동시비생
口開神氣散 舌動是非生 이라 했다
입을 열면 신기로운 기운이 흩어지며 혀를 함부로 놀리면 시비가 생긴다는 지혜 깊은 성찰을 의미하는 좋은 뜻이 담긴 말이다
말을 적절하게 선용하지 않고 함부로 놀려 대면
'말 많은 사람' '믿을 수 없는 사람' '밥맛 없는 사람'이란 악평을 받게 되며 상대로 부터 경계해야 할 인간으로 전락하고 만다
왜 우리 인간에게 조물주는 두 개의 눈과 두 개의 귀와 한 개의 입을 만들어 주었을까?
인간이라는 존재의 작용에 대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인간의 몫으로 생각해야 할 요소적인 의미라고 본다
따라서 사람답게 살아 갈 요소이기도 하다
홍해리 시인의 시적 언어로 표현된 '독종'에 관한 시말에 전적으로 동감을 한다
이 세상 만물 가운데 독이 들어 있는 사물에는 반드시 화려하고 고운 색갈과 모양 그리고 표면적의 아름다움이 있다
그 아름답고 화려함으로 상대에게 독이라는 무서운 촉수를 펴고 있다
그러나 별로 아름답지 못하면서도 독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인간이 아닐까
그렇다
가장 무서운 독종은 바로 인간이다
그 독종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잡고 개들의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반드시 경계해야 할 일이다
얼마전 어느 시인의 시비 제막식에 시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독을 품은 독종 인간들이 국회의원 또는 무슨무슨 지역명사라는 허울을 쓰고
히히낙낙 웃고 있는 사진을 본 일이 있다
과연 그 사진을 보며 누가 시인의 시비라는 선량하고 정서적인 문화의 면모를 상상할 수 있을까
아래 '독종'이라는 시를 쓰신 시인은 내가 존경하는 홍해리 시인이며, 홍해리 시인을 존경하는 이유로 '시인다운 시인이라' 말하면
너무 겸손하신 성품 탓에 날더러 '뻥튀기 튀기는 사람' 이라 말씀 하시지만
홍해리 시인은 자신이 쓴 시를 읽으며 진정으로 감응하고 조응하는 한 사람의 독자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행복한 시인의 반열에 계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하루에도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시인들이 양산되고 있고 시 같지 않은 시집들도 부지기수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넘쳐나는 시인공화국에 서점 좌판을 당분간 메우고 있는 시집 천국을 아무도 시기하거나 나무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많은 시인들 가운데 진정한 독자는 과연 몇이나 관계하고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나와 더불어 진정한 의미에서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는 홍해리 시인은 줄창 시만을 쓰고 있다
벌써 열 다섯 권의 시집을 생산하고 있는 홍해리 시인은
매일 새벽 세시에 잠에서 깨어나 맑은 정신을 가다듬고 시를 쓰신다. 수십 년째 계속 이어지는 시성 현자의 모습이다
내게 여유가 좀 돌아가면 청주 어딘가 아니면 우이동 또는 삼각산 오르는 길목 어디쯤 '홍해리 시비'를 세우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혹여 내가 혀를 함부로 놀리는 독종이 아닌가 조심이 되지만 마음만이라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존경한다는 뜻으로 해석해 볼 일이다
너무 길었던 이야기 여기서 멈추면서
홍해리 시인이 생각하며 쓴 시 '독종' 이라는 시를 소개해 본다
우리 친구님들 ! 좋은 시 좀 읽읍시다
좋은 시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시인의 관조가 우리들 마음에 거짓없이 감응되어 전달되기 때문이며
좋은 시를 읽으면 우리들의 정신과 생각의 품성이 맑아지며 진실된 세정에 통달하게도 되며 수양과 사고 또는 사유가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글/ 손소운
독종毒種
洪 海 里
1 세상에서 제일의 맛은 독이다 물고기 가운데 맛이 가장 좋은 놈은 독이 있는 복어다
2 가장 무서운 독종은 인간이다 그들의 눈에 들지 마라 아름답다고 그들이 눈독을 들이면 꽃은 시든다
귀여운 새싹이 손을 타면 애잎은 손독이 올라 그냥 말라죽는다
그들이 함부로덤부로 뱉어내는 말에도 독침이 있다 침 발린 말에 넘어가지 마라 말이 말벌도 되고 독화살이 되기도 한다
3 아름다운 색깔의 버섯은 독버섯이고 단풍이 고운 옻나무에도 독이 있다
곱고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독종이다 그러나 아름답지 못하면서도 독종이 있으니 바로 인간이라는 못된 종자이다.
4 인간은 왜 맛이 없는가?
* 이 시는 '우리시회' 창작실에서 옮김. |
홍해리洪海里 시인
* http://blog.daum.net/andrea2430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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