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그믐밤 - 치매행致梅行 · 292

洪 海 里 2017. 10. 15. 15:44

그믐밤

 - 치매행致梅行 · 292


洪 海 里

 


 

텅 빈 가슴

배 한 척 띄우고

등대 하나 세웁니다

 

갈 길이 어디인지

하늘에 묻고

바람 따라 나섭니다


섬 하나 바다에 떠서

뱃고동에 귀먹고

등댓불에 눈멀었습니다


달도 없고

별빛도 사라진 섬

초하루도 그믐날, 그믐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