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 모레 동동
- 치매행致梅行 · 289
洪 海 里
낼 모레 동동하다 보면
속절없이 하루 해가 다 저문다
해가 진다고 우두망찰하지 말고
화살을 남에게 돌리지도 말라
금간 거울은 버리고
닁큼 손을 내밀어 칼을 잡아라
햇빛에 칼날이 빛나느니
새벽녘 새소리가 꽃으로 피어날 때
우정 모른 체하지 말고
다문다문 눈도 주고 귀도 열기를
오늘도 내가 내게 밥을 먹이고
내가 나에게 술을 마시게 하며
고립과 자유를 즐기기 위해
색바람에 마음먹고 길에 나서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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