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시> '언덕에 바람'에서

洪 海 里 2011. 7. 11. 03:58

'언덕에 바람'에서

洪海里



바람과 언덕은 서로 만나기 위하여
밀고 당기고 있었다
언덕에 바람이든 바람에 언덕이든
바람은 사내이고 언덕은 계집이어서
멀리 수평선에 등을 밝힌 어선들
바다를 유혹하고 있을 때
금빛 은빛으로 그리움에 반짝이는
파도소리를 깔고 읊는 詩마다
별로 반짝이다 星火가 피었다
가슴속으로 떨어지는 달빛 같은
'첫사랑'을 연애편지 읽듯 낭독하는 시인
시의 행간으로 날아드는 새 울음소리
한 행씩 물고 날아오르는 저녁 한때
첫사랑이란 꾸다 만 꿈이라고
시인은 언덕에서 바람처럼 노래하고
파도는 외롭다고 보채 쌓는데
얼굴을 가렸다 들냈다 빙그레 웃으며
홀로 가고 있는 칠월 열아흐레 달.

 



* 언덕에 바람 : 여수시 돌산읍 금성리 작금에 있는 카페.
http://www.hillwind4u.com.ne.kr
☎: 016-607-3178 이충신
* 2006년 8월 12일(토, 음력 칠월 열아흐렛날) 저물 녘에 이곳에서 우리시회 회원들과 돌산 주민들,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함께 시낭송 모임을 가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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