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시> 빈 배 - 치매행致梅行 · 118

洪 海 里 2014. 5. 23. 05:21

 

빈 배

 - 치매행致梅行 · 118

 

洪 海 里

 

 

 

 

눈을 감아야 하늘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고

 

귀먹고 나야 지상의 물소리 들을 수 있듯이

 

몸이 없어야 그대를 온전히 안을 수 있으리

  

가을 하늘은 물처럼 맑고 깊어서 길이 없다

 

길이 없는 곳으로 홀로 가고 있는 이 누군가

 

오늘도 빈 배 한 척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