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미
洪 海 里
전생에 무슨 한이 그리 엮여서
한평생 몸속에 그물만 짜셨을까
베틀 위의 어머니,
북 주고
바디 치던
마디 굵은 손
나,
눈에 는개 내린다.
- 시집『비밀』(2010, 우리글)
뜰
洪 海 里
토란 옆 호박꽃 옆 더덕꽃 피고
고추 옆 들깨 옆 원추리꽃 피고
대나무 옆 차나무 옆 매발톱꽃 피고
처녀치마 옆 둥굴레 옆 돌나물꽃 피고
반하 옆 달개비 옆 접시꽃 피고
백일홍 옆 구기자 옆 좀나팔꽃 피고
달맞이꽃 피고 둥근잎나팔꽃 피고
머위 옆 산나리 옆 미끈유월 지나가고
하수오 옆 수세미오이 옆 여주꽃 피고
매화나무 한창 푸르게 한산하고
쓰름매미 깽깽매미 미끌미끌 울어 쌓고
나 홀로 뜰뜰하게 기우는 한여름의 뜰.
-『우리詩』2011.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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