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커니 잣거니』(미간)

<시> 안개

洪 海 里 2013. 4. 27. 04:06

안개 

 

洪 海 里

 

 

진부령을 넘으며 너를 만났다

익을 대로 다 익은 농염한 너

감출 것이 많은 여인네처럼

설악산 비단치마 다 펼쳐서

전신을 감고 정신을 잃게 하더니

나를 백일몽 환자로 만들었다

어디 숨어 있다 갑자기 나타나

어느새 두 팔을 잡아 끌고

산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무봉천의無縫天衣가 다 벗겨지고 있었다.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