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번역시

[스크랩] [홍해리]막차가 떠난다

洪 海 里 2014. 6. 20. 20:00

막차가 떠난다 / 詩 홍해리 낭송 이진숙 별이 우는 밤이면 막차가 떠난다 산도 울어 계곡따라 메아리로 흐르고 달빛 속으로 스러져가는 들판의 벗은 바람소리와 함께 마음을 싣고 막차는 떠난다 기적을 울리지 않고 가는 길 눈물 같은 별이 하나씩 길 위에 내리고 새벽은 올 것인가 쓰리게 흐르는 저문 강물이여 밤이 무거워 비껴서지 못하는 나목들 가지마다 걸려 있는 안개, 텅 빈 들녘, 해질 무렵, 넋, 열정, 상처와 환희, 떨어진 꽃잎, 그리고---- 모든 존재란 의미이고 이름일 따름 속절없이 피었다 지는 것이 꽃뿐만이랴 하늘이 시작되는 곳이 어디인지 상처 받은 별떨기가 찔레꽃으로 피어나는 여름이 봄보다 먼저 왔다 가고 나면 가을은 슬프고 겨울은 눈부시지 않더냐 오늘은 첫눈이 내리고 나는 밤으로 가는 막차를 탄다.

 

막차를 참 많이 타고 다녔음에도 막차에 대한 의미를 가진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진숙낭송가의 목소리가 밤의 여정을 잘 녹여주는 이 시의 풍경에 그저 무념무상으로 빠지고 싶을 뿐

내 시도 이렇게 이런 다정다감한 감성이 녹아나올 수 있을까?

 

속절없이 막차를 타고 떠나가는 나그네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 항상 우리는 어디론가 막차를 타고 떠나는 숙녀가 된다

언제인가는 유심한 마음 비우고 무심하게 세상 소풍을 마치는 날도 있으려니

첫눈이 내리고 밤으로 가는 막차를 타고 떠나는 사람은 이미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떠나는 것이다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 알고도 남아 떠나는 것이다

 

20091224진란


   

 

출처 : 그만큼의 거리에서
글쓴이 : 묘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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