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눈물이다
- 치매행致梅行 · 136
洪 海 里
외동딸을 꽃딸이라 하든가요
우리 집에 딸바보 하나 있습니다
잠을 깨면 아내는
2층에 자고 있는 딸 걱정으로
"얘 어디 갔어?"로 하루를 엽니다
밥을 먹다가도 이 말이 튀어나오고
어른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얘 어디 갔어?"로 인사하며 웃습니다
아내의 머릿속에는 딸만 사나 봅니다
두 아들과 터울이 뜨막하여
제대로 돌봐 주지 못한 것이 안쓰러운지
입에 달고 사는 말이 되었습니다
무뚝뚝한 남편의 대꾸는 늘 퉁명입니다
"가긴 어딜 가, 제 방에 있지!"
아내가 웃어야 내가 웃고
내가 웃어야 아내가 웃을 텐데
이것도 모르고 한평생을 산 내가
바보! ㅂㅏㅂㅗㅂ니다
아내의 웃음이 나의 눈물입니다.
* 꾀꼬리 : http://blog.daum.net/ch66da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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