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시> 웃음이 눈물이다 - 치매행致梅行 · 136

洪 海 里 2014. 8. 28. 04:58

웃음이 눈물이다

- 치매행致梅行 · 136

 

洪 海 里

 

 

 

외동딸을 꽃딸이라 하든가요

우리 집에 딸바보 하나 있습니다

잠을 깨면 아내는

2층에 자고 있는 딸 걱정으로

"얘 어디 갔어?"로 하루를 엽니다

밥을 먹다가도 이 말이 튀어나오고

어른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얘 어디 갔어?"로 인사하며 웃습니다

아내의 머릿속에는 딸만 사나 봅니다

두 아들과 터울이 뜨막하여

제대로 돌봐 주지 못한 것이 안쓰러운지

입에 달고 사는 말이 되었습니다

무뚝뚝한 남편의 대꾸는 늘 퉁명입니다

"가긴 어딜 가, 제 방에 있지!"

아내가 웃어야 내가 웃고

내가 웃어야 아내가 웃을 텐데

이것도 모르고 한평생을 산 내가

바보! ㅂㅏㅂㅗㅂ니다

아내의 웃음이 나의 눈물입니다.

 

 

 

   * 꾀꼬리 : http://blog.daum.net/ch66da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