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지는 꽃을 위하여 - 치매행致梅行 · 166

洪 海 里 2015. 8. 7. 04:22

지는 꽃을 위하여

- 치매행致梅行 · 166

 

洪 海 里

 

 

 

어느 꽃이라고 곱지 않으랴

지나간 일은 다 꽃이었다고

피워 보지도 못한 꽃처럼

진 꽃을 안달하고 그리워하랴

 

지는 꽃은 후회하지 않는다

죽음은 향기가 없기 때문이다

 

피어 있을 때 꽃이듯

노래도 불리워야 향기롭나니

 

꽃은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신발 벗어 놓을 자리를 가리지 않고

무작정 뛰어내려

바닥을 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