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일거리
- 치매행致梅行 · 164
洪 海 里
나 심심할까 봐
아내는 부러 일을 만든다
이런저런 잔일로 내 잔일殘日이 바쁘다
보물찾기하듯
빈틈이 움켜쥐고 있는 휴지뭉텅이도 찾아내고
여기저기 그려논 벽화도 지우며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 듯
하나하나 해결하다 보면
오늘도 날이 저물고
몸은 콩가루처럼 피곤하다
삶이란 네가 나를 삶고
내가 너를 지지고 볶는 것 아닌가,
아닌가
맛이 간 내 생生의 어느 날
꿈속에서
금빛으로 빛나는 별이 반짝일지 모르지만
도남圖南의 날개가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영원한 친구들》(211호, 한미우호협회 2015. 11.)
*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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