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방심 - 치매행致梅行 · 176

洪 海 里 2015. 12. 15. 09:10

방심 

- 치매행致梅行 · 176

 

洪 海 里

 

 


방심은 금물!

방심放心이란 무엇인가

마음을 풀어 놓는 것인가

아름답고 친절한 방심芳心이라면 좋을 텐데

한순간

한눈팔면 어김없이 어디선가 지뢰는 폭발합니다

새벽부터 대책 없이 지뢰 제거 작업에 몰두하다 보면

세상은 쓸쓸하기 짝이 없습니다

퇴직하고 할 일 없이 노는 사내

그냥 노는 꼴 못 보겠다고

일거리를 만들어 주는 아내

고맙다 고맙다고 절을 해야 하나

똥  칠갑漆甲이 된 손을 닦고 씻고

마주앉아 아침 상을 비웁니다

밥맛이 밤 맛/밤맛이라면 좋겠습니다.

 

- 계간《한국시학 》(2016.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