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이게 나야? - 치매행치매행 · 179

洪 海 里 2016. 1. 22. 11:19

이게 나야? 

 - 치매행致梅行 · 179


洪 海 里



'나'를 찾아가는 세상에서

길을 잃은 사람

천지 사방, 허방을 허정허정 가고 있습니다.

어제는 나를 가리키며

"이게 나야?" 묻더니

오늘은 벽을 보고 같은 질문을 합니다

아내는 어느 나라에 있는 걸까요

어느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요

어디서 나를 찾고 있는지

어디로 나를 찾아 가고 있는지

'나'란 것이 있기는 한 것인가

길은 보이지 않는데

나를 찾아 가는 눈물겨운 발길

발자국 소리도 없이 떠돌고 있습니다

나는 어디 있는가

나는 무엇인가

아내가 가고 있는 길을 따라

하염없이 뒤에서 허정대고 있습니다.




* http://cafe.daum.net/yesarts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