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뱀 - 치매행致梅行 · 208

洪 海 里 2017. 1. 18. 05:03


- 치매행致梅行 · 208


洪 海 里

 



1.
이브여, 그대의 끝없는 잔소리가
지겨워,

나는 소리 없이 혓바닥만 날름댈
뿐이니,

"쉬잇,
쉿!"


2.

한때는 이런 시절도 있었지

그래서 아내는 말을 다 버렸는가

아니 잊었는가

뱀띠인 나는 혓바닥만 날름댔던가

내가 독사나 살모사가 아니었던가.


3.

이제는 아내가 나를 보고

"쉬잇,

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