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 치매행致梅行 · 208
洪 海 里
1.
이브여, 그대의 끝없는 잔소리가
지겨워,
나는 소리 없이 혓바닥만 날름댈
뿐이니,
"쉬잇,
쉿!"
2.
한때는 이런 시절도 있었지
그래서 아내는 말을 다 버렸는가
아니 잊었는가
뱀띠인 나는 혓바닥만 날름댔던가
내가 독사나 살모사가 아니었던가.
3.
이제는 아내가 나를 보고
"쉬잇,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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