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환청 또는 이명 - 치매행致梅行 · 274

洪 海 里 2017. 8. 12. 10:33

환청 또는 이명 

 - 치매행致梅行 · 274


洪 海 里




병원에 온 지 엿새째

눈을 뜨고 멍하니 바라보는 아내

"나 알아, 나 알아 보겠어?"

"응!" 하는 소리 들릴락 말락

환청인지 이명인지 내 귀를 울립니다

얼마 만에 들어보는 아내의 목소리인가

그만도 고마워 눈가에 이슬이 맺힙니다

작년 가을 귀가 차량에서 내리지 않으려

"왜, 왜, 왜 그래! 00년, 지랄하고 있네!"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올해 들어 입추도 지나고 말복도 지났습니다

하늘은 맑고 바람도 시원하니

올가을 아내의 입이 활짝 열려

욕이라도 한껏 내뱉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쁜 놈, 네가 내 남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