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 풍경 또 하나
- 치매행致梅行 · 275
洪 海 里
"아야아, 아야, 아야, 나 죽는다!"
앞 병상 노파는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내가 용돈이나 벌러 나왔지
사명감? 웃긴다, 웃겨!" 하는 간병인
환자야 잠을 자든 말든
저희들끼리 피자를 시켜 휴게실로 가고
제 부모라도 저럴까
지금쯤 휴게실이 들썩이고 있겠지
옆 병상에선 남녀가 깨를 볶는다
연인인지 부부인지 알 수 없지만
아파도 젊음이 좋긴 좋구나
금세 병실이 쥐 죽은 듯 적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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