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봄
- 치매행致梅行 · 286
洪 海 里
아직 봄도 오지 않은 광
물기도 없는 망사 속
뿌리도 내리지 않고
겨우내 잠들어 있던 마늘
벌써 파랗게 눈뜬 새싹들
아, 눈 시린 뼈들
이 무서운 전신 공양의 찬란한 모성애라니
어둠 속에서도 여린 싹을 틔우고 있었다니
꽃 피고 새 우는 봄이 와도, 어찌
아내의 나라에는 소식조차 없는 것인가
오지 않을 걸 알면서도 기다리는
봄, 아내의 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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