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을 보며
- 치매행致梅行 · 295
洪 海 里
언제 연두였던가, 그냥 초록이었던가
아니 진초록이었던가,
묻지를 말라!
연두 속에 초록, 초록 속에 진초록을 품어
연두면서 초록이고 진초록이었느니,
사랑이 그렇지 않더냐!
번개 치고, 천둥 울고
벼락 때리는 것이 동시였나니
그렇듯 한평생이 한 순간이란 말.
저 고운 한 닢 단풍은
연둣빛 번개, 초록빛 천둥, 진초록 벼락이
빚어낸 한 생이니,
아내여,
사랑이란 한 송이 꽃
다 피우지도 못하고 마는 꽃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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