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네 - 치매행致梅行 · 304

洪 海 里 2018. 1. 19. 18:04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네

- 치매행致梅行 · 304


 洪 海 里




무엇을 어떻게 해 주면 좋겠는가

아내여!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며

애처롭고 안쓰러워

마음은 다 찢어지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

아무것도 없구나


기저귀 갈아 주고

얼굴 씻어 주고

옷 갈아입히고

환자식 떠먹이고


바라다보면

눈만 깜박깜할 뿐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니

아무것도 해 줄 게 없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