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새
- 치매행致梅行 · 329
洪 海 里
젊은 날에는
세월이 빠르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쌀이 곳간에 가득할 때
양식 걱정을 하지 않듯이
건강할 때
아플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내 속이 들여다보이지 않아
겁나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아내가 아파 눕고 나서야
비 오는 날
쪼로록, 쪼로록 우는 호반새처럼
나는 우노니, 허기지게 우노니
뒷모습이 추욱 처져서
수척한 그림자
질질 끌고 가는 저녁답
허기진 내 마음의 문을 닫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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