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출처를 확인해야 할 詩 두 편

洪 海 里 2018. 7. 10. 14:31

배신

洪 海 里

 

 

평생 지고 온 몸이 나를 밀어낸다
몸이란 내 제일의 자산
곳간이 텅텅 비워지고 있다
그래도 나는
비어 가득하고
비어서 꼿꼿이 서는
단단한 대나무가 되지는 못한다
허전한 바람이 부는 허허벌판
내가 몸을 모르고 몸이 나를 모른다
몸이 마음을 모르고
마음대로 내 몸을 부릴 수도 없다
이제 몸은 종이 아니라 나의 상전
나의 편안한 마음을 위해
나는 기꺼이 내 몸의 종이 돼야 한다
요사스런 마음을 벨 비수 하나 품어야 한다
몸이 나를 배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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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길 사이에서

 

洪 海 里

 

 

걸어서 갈 수 없어 아름다운 길
눈부터 취해 가슴까지 흔들리고 있었네

멀리멀리 돌아서도 갈 수 없는 길
안개 속으로 구름 속으로 헤매고 있었네

눈으로 입술로 가슴속으로도 못 가는 길
가까워도 멀기만 해 어둠 속 둥둥 떠 있었네

내 生의 이물과 고물 사이 가지 못 할 길 위로
그리움은 다리를 절며 절며 돌아가는가,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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