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이별은 연습도 아프다』(2020)

호사로다 - 치매행致梅行 · 344

洪 海 里 2018. 10. 17. 15:14

호사로다

- 치매행致梅行 · 344

 

洪 海 里

 

 

 

호사로다

호사로다

내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될까 몰라

 

울음도 사치

눈물도 사치

내게 이런 사치가 치사하지 않나

 

막막이 막막하게 꽃불처럼 피고

적적이 적적하게 불꽃으로 지는

적막의 세상인데

 

니가 치매를 알아? 앓아 봐, 한번!

쓸쓸한 밥이 홀로 울고 있는 세상

별것 아닌 환자로 쇼한다고?

 

시든 꽃밭이라고 불 지르지 마라

막차가 끊기면 너 또한 막막하리니.

 

* 점심도 굶고 성치 않은 몸으로 빗속을 헤매는 아내가 안타까워선지 보스코가 덕대후문 마을버스 정류장까지 마중나와 나를 맞아준다. 비는 여전히 물동이처럼 쏟아붓는데도 미소 짓는 그를 보자 내 마음은 맑음으로 갰다. 낙성대까지 오가며 전철 안에서 읽은 홍해리 선생님의 시집 이별은 연습도 슬프다에서 치매 걸린 아내를 10년 가까이 보살피는 노시인의 정성에서, 부부로 건강하게 해로하고 있음만도 얼마나 큰 행운인지를 깨우침받는 까닭이다.

...

시든 꽃밭이라고 불 지르지 마라

막차가 끊기면 너 또한 막막하리니.  - 홍해리, 「호사로다 -치매행 · 344」에서

- 전순란 여사의 「휴천재일지」 '막차가 끊기면 너 또한 막막하리니' (2020. 0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