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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눈썹도 천근이다 - 치매행致梅行 · 231

洪 海 里 2018. 12. 8. 09:43

오늘은 눈썹도 천근이다

- 치매행致梅行 · 231

 

  洪 海 里

 

 

나이 든 사내

혼자 먹는 밥.

 

집 나간 입맛 따라

밥맛 달아나고,

 

술맛이 떨어지니

살맛도 없어,

 

쓰디쓴 저녁답

오늘은 눈썹도 천근이다.


 


 


           - 시집 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 도서출판 움, 2018.


 



 


 


  “혼자 먹는 밥은 외롭다. 모양도 그렇거니와 맛도 그렇다. 이렇게 보편적으로 써놓은 문장에 나는 맛을 잃어버린 사람의 표정을 얹어본다. 조심스럽게. 대개 겉모양으로 속을 판단할 수는 있지만, 밥 먹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품는다. 더구나 스스로 밥상을 차린 나이 든 사내라니.


  혼자 먹다가 겸상을 이룬 사람과 겸상을 맛보다가 혼자 먹게 된 사람의 표현법은 다르다. 단지 어법의 차이가 아니고 사는 맛의 가름이다. “쓰디쓴 저녁답을 맞는 시인의 밥상에 내 뜰에 심은 푸성귀라도 들이고 싶으나, 마음뿐이다. 대신 밥도 시도 함께 먹어야 맛있다는 말을 쓴다.

  - 금강하구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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