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 시
洪 海 里
단단한 어둠이 밤을 내리찍고 있다
허공에 걸려 있는
칠흑의 도끼,
밤은 비명을 치며 깨어지고
빛나는 적막이 눈을 말똥처럼 뜨고 있다.
- 시집『봄, 벼락치다』(2006, 우리글)
새벽 세 시
洪 海 里
새벽 세 시는
탄생과 죽음의 경계선
늘 깨어 있는
적막과 암흑이 피를 돌게 하고
생명의 불꽃이 일어
하늘과 땅을 동시에 가르키는
사유의 등을 밝혀
새 생명의 울음소리를 맞고
산고의 진통을 씻는
하루의 허리
생生의 중심中心인
찰나와 영원의 새벽 세 시는
새로 피어나는 꽃을 보며
홀로 지고 있는
마지막 불꽃도 아름답다.
- 시집『황금감옥』(2008, 우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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