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洪海里는 어디 있는가』(2019)

지족知足

洪 海 里 2018. 12. 29. 04:50

지족知足

洪 海 里

 


 

 

 

나무는 한 해에 하나의 파문波紋을 제 몸속에 만든다

그것이 나무의 지분
知分이다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다

나무는 홀로 자신만의 호수를 조용히 기르는 것이다.

 

- 시집『황금감옥』(2008, 우리글)

 

  * 시란 운명적으로 모든 욕망을 거세시켜 마음의 평정상태에 이르기를 요구하는 것 같다. 제아무리 새롭고, 제아무리 시적 개성을 추구하더라도, 시란 운명적으로 자기 분수를 지키면서 자족에 이르게 만드는 것 같다. 시란 분명 평화와 사랑의 언어임에 틀림없다. 평정심. 적멸. 혹은 고요. 분명 시적 언어의 임무는 아름다운 시말에만 있지 않다. 분명 시적 언어가 지향하여야만 하는 그 운명적 테제는 천명을 알고 그것에 맞추어 생을 살아가게 만드는 데 있다. 홍해리 시인의 「지족知足」은 시의 처음이 아니라 시가 궁극적으로 도달하는 지점을 형상화하고 있다. 하여 시의 문채는 자본의 저 편으로 비약해 들어간다. 분수를 모르고 날뛰는 세상. 타오르는 욕망. 운명과 천명을 하늘에 맡겨놓고 자족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삶도 없으리라. 시인 홍해리의 「지족知足」은 나무의 한해살이의 의미를 정관하면서 욕망의 부질없음을 인식시키고 있다. 더 이상 흔들릴 것도 없는 삶. 늘 만족하는 삶. 하여 윤동주가 「서시」에서 한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갈망했듯이, 시인 홍해리도 「지족知足」에서 자신의 내면세계를 성찰하면서 무욕과 자족의 세계에 이입되어 이미 족함을 알고 있다.

   - 김석준(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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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이 세상 사람들은 누구 하나 같지 않고 저마다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 세상뿐 아니라 자연에서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나무 절단면을 보면 나이테가 선명한 나무, 속이 검은 나무, 갈라진 나무 등으로 다양합니다.

여러분은 자신만의 어떤 특성을 가지고 계신가요?

 ―경기 가평에서  
-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동아일보 2019.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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