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洪海里는 어디 있는가』(2019)

까치와 권총

洪 海 里 2018. 12. 31. 07:07

까치와 권총

 

洪 海 里

 

 

꿈속에서 까치가 떼지어 우짖고 있었다

머리맡에 시 한 편 놓여 있었다

까치 몇 마리 날아와 앉아 있었다

시안詩眼이 갓난아기 눈처럼  맑았다

동그랗게 빛났다

아기의 손에 이쁜 권총이 들려져 있었다

총을 쏘아도 소리가 나지 않았다

눈으로 들었기 때문이었다

관음觀音이란 말이 그래서 생겼다

화약 냄새가 한겨울의 매화 향기 같았다

사람들은 향기를 귀로 맡고 있었다

문향聞香이란 말은 그런 것이었다.


- 시집『비밀』(2010, 우리글)

"외롭지 않아요!"

우리 모두는 고독 위에서 삽니다.

발 디딘 현실은 찬 상고대 서린 나무 끝 같습니다.

삭풍 불어오고 눈보라 몰아칩니다.

그래도 친구와 가족이 곁에 날아올 겁니다.

그들의 체온으로 올 한 해도 버텨낼 겁니다.  

   - 태백산=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동아일보 2019. 0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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