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 2
洪 海 里
한발 한발 걸어가면
발로 읽는 책 가슴속에 비단길 펼치고
눈으로 듣는 책 마음속에 꽃길을 여니
줄 줄만 아는 산 책에 줄을 대고
한없이 풀어 주는 고요를 돌아보라
줄글도 좋고 귀글이면 또 어떤가
싸목싸목 내리는 안개, 그리고 는개
온몸이 촉촉이 젖어 천천히 걸어가면
산 책 속에 묻히리니,
입으로 듣고 귀로 말하라
인생은 짧고 산책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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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雪國 / 동아일보 이은택 기자 (2019-01-24)
국경의 긴 터널 끝에 있다는 순백의 설국을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그는 가 보았을까.
2017년 겨울은 지독히도 추웠지.
긴 눈길을 아이젠에 의지해 터벅터벅 걸어갔을 때 숲이 있었어.
하늘, 땅, 나무 모두 눈부시도록 하얗게 뒤집어쓴 채
찬란한 빛인지 아니면 아득한 기억인지 모를
그 숲이 거기에 있었어.
― 강원 인제 자작나무 숲에서
- 사진=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글=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사진=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글=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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