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커니 잣거니』(미간)

천지우주

洪 海 里 2018. 12. 16. 04:41

천지우주

 

洪 海 里

 

 

나는 날 슬퍼지고

한 편의 시가 쓰여지고

비 오는 날 흔들리고

한 권의 소설이 그려지고

눈 내리는 날 견뎌내고

드라마 한 편이 제작되고

바람 부는 날 꿈꾸고

역사가 쓰여지니

성에 서리는 날 매달리고

그림 한 장 그려지고

얼어붙는 날 뱉어내고

조각 하나 제작되고

녹는 날 흐려지고

노래 한 곡 작곡되고

번개 치고 천둥 울고 벼락 때리는 날

판소리 완창이 이루어지나니

다 끝났다 하지 마라

아름답고 슬픈 게 인생이다

하루가 그렇고

한 주일 한 달 한 해가 쌓여  한평생

역사는 생물이다.

 

- 월간 《우리詩》 2021.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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