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이별은 연습도 아프다』(2020)

섣달그믐 - 치매행致梅行 · 390

洪 海 里 2019. 2. 3. 11:45

섣달그믐

- 치매행致梅行 · 390


洪 海 里



생각도 다 털어 버리고

마음까지 던져 버렸는지


웃음을 잃어 웃을 줄도 모르고

울음도 잊어 울지도 않습니다


적막이 함께 사는 집

설이라고 애들이 온대서


"오늘은 둘째네가 오고

내일은 큰애네가,

모레는 딸애네가 온대!" 해도


아내는 반히 올려다보다

살포시 눈을 감습니다


설이 언제인지

명절이란 게 있는지도 모르는


아내의 섣달그믐

우리 집의 까치설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