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그믐
- 치매행致梅行 · 390
洪 海 里
생각도 다 털어 버리고
마음까지 던져 버렸는지
웃음을 잃어 웃을 줄도 모르고
울음도 잊어 울지도 않습니다
적막이 함께 사는 집
설이라고 애들이 온대서
"오늘은 둘째네가 오고
내일은 큰애네가,
모레는 딸애네가 온대!" 해도
아내는 반히 올려다보다
살포시 눈을 감습니다
설이 언제인지
명절이란 게 있는지도 모르는
아내의 섣달그믐
우리 집의 까치설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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