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잠
-치매행致梅行 · 393
洪 海 里
새벽 두 시
기저귀 갈아 주려 불을 켰더니
아내는 혼자서 웃고 있었다
싱글벙글
어둠 속에서 벌써부터 웃고 있었다
"왜 안 자고 있었어?"
그래도 아내는 벙글벙글 웃었다
소리 없는 웃음이었다
아내의 나라는 어떤 곳일까
말을 잊은 세상은 어떤 나라일까
아내와 둘이서 있는 밤
눈썹 위에서 잠이 잠깐 놀다 가곤 했다
이름하여,
눈썹잠 또는 눈꺼풀잠이라고나 할까
노루잠이 바른 말이나 쪽잠은 어떤가
2019년 4월 7일의 일이다
꿀잠은 못 자도 잘 때 푹 자야 하는데
깨지 않으면 영영 끝인
영원한 잠[永眠]인 것이 인생인가!
'시집『이별은 연습도 아프다』(20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아흐레 달 - 치매행致梅行 · 395 (0) | 2019.04.15 |
---|---|
노망老妄 - 치매행致梅行 · 394 (0) | 2019.04.10 |
흰 그림자 -치매행致梅行 · 392 (0) | 2019.03.11 |
치매 - 치매행致梅行 · 391 (0) | 2019.02.24 |
섣달그믐 - 치매행致梅行 · 390 (0) | 2019.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