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이별은 연습도 아프다』(2020)

추억 창고 - 치매행致梅行 · 398

洪 海 里 2019. 4. 23. 04:41


추억 창고

- 치매행致梅行 · 398


洪 海 里



하루, 한 달, 한 해, 한평생이 가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니

기억 창고도 추억 창고도 다 비었네

정신만 있으면 살아 있어 천국이지만


이별은 어쨌든 허무하다


추억 쌓기, 기억 정리, 이별 준비, 죽음을 수용하고 나도

마른천둥 마른장마가 계속되는데

임종을 맞이해도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아닐 것인가

준비된 죽음이라도



어쩔 수 없이 당하는 이별이라도

연습을 하고 나서도 역시 아프다


죽음은 금기어라도

꿈은 사치

마음이 먼저 가 있는 곳

비어 있는 추억 창고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