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일기
- 치매행致梅行 · 399
洪 海 里
첫아들은 큰애라서
작은애는 둘째라서
딸은 외동딸 막내라서
어쩌다 한 번씩 왔다
어미 보고 가는 게 고작
바랄 것 뭐 있겠는가
봄은 왔다 나도 왔다
꽃도 피고 새가 우네!
"아빠 뻐꾹 엄마 뻐꾹
이제 가자 어서 가자
누가 졸까 남편 졸까
아들 졸까 딸이 졸까
홀딱 벗고 살다 가자
어서 가자 홀딱 벗고
세상 가고 세월 가고
너도 가고 나도 가네"
검은등뻐꾸기만 뒷산에서
해종일 홀로 울어만 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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