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 / 영국, 조지 프레더릭 와츠(1817-1904)
두 시인
함 확
두 분 시인의
글을 읽고 있다.
고려대 영문 60 홍해리 시인과
경상대 국문 83 故 허수경 시인.
홍 시인은 치매에 걸린
아내를 위해 330여 수의 哀慕曲을
8년째 쓰고 있다.
허 시인은 최근
혼자 먼 길을 가셨다.
만난 적 없는 두분의 삶을
글로 만나 배우고 있다.
홍 시인의 <치매행>은 애처롭지 않다,
오히려 따뜻하다.
출구가 보이지않는 깜깜한 나락에서 오롯한 아내 사랑을
8년째 몸으로 쓰고 있다.
절창이 아닐 수 없다.
중년의 나이에 고고학을 배우러
독일로 떠난 허 시인은 스스로
유적이 되고 죽음이 되어 글을 쓰셨다.
근원을 찾아간 여정의 끝에
시인은 자신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고 떠나셨다.
한 사람은 누운 배우자 곁에서
망부석으로 서서,
다른 한 사람은 못다 한 할 말로 남아
혼자 가는 먼 길을 가는 것이다.
두 분의 길은 나의 시간과 교차하고,
나는 짐작할 수 없을 만치
하염없는 그 사랑의 파편들을,
두 분이 뿌려놓으신 길 위에서
줍고 또 주울 뿐이다.
'시론 ·평론·시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인과 독자 사이 / 이재부(시인) (0) | 2019.09.02 |
---|---|
<감상> 추억, 지다 / 여태천, 금강. (0) | 2019.08.31 |
소소의 편지 (0) | 2019.08.22 |
<감상> 만공滿空 / 道隱 시인. (0) | 2019.08.19 |
<감상> 연가 / 道隱 시인 (0) | 2019.08.19 |